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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치 상황에서 OPS는 신뢰할 수 있을까? 고압 상황별 통계 분석법

u_ja_mong 2025. 7. 1. 03:00

OPS의 기본 개념과 활용 범위

OPS(On-base Plus Slugging)는 타자의 공격력을 가장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출루율(OBP)과 장타율(SLG)을 단순히 더한 수치로, 타자의 선구안과 장타력을 함께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널리 사용된다. OPS가 1.000을 넘기면 리그 최고의 타자로 평가되며, 0.800 이상도 강타자로 분류된다. 이 수치는 경기 전반에 걸쳐 타자의 공격 효율성을 측정하는 데 매우 유용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동일한 신뢰도를 갖는 것은 아니다.

 

클러치 상황에서 OPS는 신뢰

 

특히 ‘클러치 상황’이라고 불리는 득점권 찬스, 9회말 역전 기회, 연장전의 중요한 타석 등에서는 OPS만으로 타자의 실제 가치를 평가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 OPS는 모든 타석을 평균화한 수치이기 때문에, 상황별 심리적 압박이나 투수의 수준 차이, 경기 맥락 등은 고려되지 않는다. 따라서 클러치 상황에서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려면 OPS 외에 추가적인 상황별 데이터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클러치 상황이란 무엇인가? 고압 타석의 정의와 예시

클러치 상황은 단순히 점수가 붙은 득점권 상황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클러치란 타자가 극도의 심리적 압박 아래에서도 평소와 같은, 혹은 그 이상을 해내는 능력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9회말 2사 만루, 1점 차 승부, 연장전 선두 타자, 팀이 역전의 흐름을 타고 있는 순간 등이 있다. 이런 순간에는 투수도 불펜 에이스로 교체되고, 경기장은 고조된 긴장감에 휩싸이며, 타자에게 요구되는 기술적·정신적 집중력이 극대화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홈런과 볼넷을 고루 기록하던 타자도, 클러치 순간에는 투수의 구질 변화나 심리전에 흔들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 평소 OPS가 낮은 타자가 중요한 순간마다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리는 경우다. 이런 현상을 단순 OPS만으로 설명하긴 어렵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Clutch" 지표이며, 이는 타자가 평소 상황에 비해 중요한 상황에서 얼마나 성과가 좋아지거나 나빠졌는지를 수치화한 지표다. OPS는 클러치 타격의 ‘총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평균적인 성과만 나타내기에, 상황 맥락에 맞춘 별도의 지표가 필요해진다.

 

OPS가 클러치 상황에서 왜 한계를 가지는가?

OPS는 출루율과 장타율의 단순 합이기 때문에, 상황과 맥락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지표다. 예를 들어, 5회 초 7:1로 앞선 상황에서 2루타를 쳐 OPS를 올린 것과, 9회말 2사 만루에서 2루타를 친 것 모두 OPS에는 동일하게 반영된다. 하지만 그 두 타구가 경기 결과에 미친 영향은 전혀 다르다. 이처럼 OPS는 “언제 쳤느냐”를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승부처에서 강한 타자를 식별하는 데 불완전하다. 또 하나의 한계는 OPS가 삼진 비율, 병살 회피, 희생플라이, 상황 적응력 같은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클러치 상황에서는 단타 하나, 희생플라이 하나로 승부가 갈리기도 하는데, OPS는 그 미세한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다. 따라서 고압 상황에서 타자의 진짜 능력을 평가하려면, OPS 외에도 타율(RISP), WPA(Win Probability Added), Clutch Score 등의 복합적 수치를 함께 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OPS는 장타형 타자에게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에, 팀 배팅 오더 상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2번, 6번 타자 같은 연결형 타자의 클러치 기여도는 과소평가될 수 있다. 결국 OPS는 클러치 상황을 설명하기에는 평면적인 수치이며, 그 수치를 넘어서 맥락을 읽는 통계가 필요하다.

 

OPS를 보완하는 클러치 전용 지표와 분석 방법

클러치 상황에서 타자의 진짜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OPS 외에 몇 가지 고급 지표들을 함께 참고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RISP 타율(Batting Average with Runners In Scoring Position)이다. 이는 득점권 상황에서의 순수 타율을 보여주는 지표로, 타자가 중요한 순간에 얼마나 안타를 생산했는지 알 수 있다. 다만 RISP 타율도 표본이 적으면 편차가 크기 때문에, WPA(Win Probability Added)가 더 정밀한 대안이 될 수 있다. WPA는 각 플레이가 팀 승리 확률을 얼마나 높였는지를 실시간 상황 분석을 통해 점수화하는 방식이다. 9회말 역전 안타는 WPA에 크게 반영되며, 3회초 단타는 상대적으로 적게 반영된다. 또 하나의 지표인 Clutch Score는 타자가 평소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얼마나 더 잘했는지 혹은 못했는지를 수치화한다. 예를 들어 Clutch +1.5는 일반 상황보다 클러치 상황에서 더 뛰어난 활약을 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타자의 심리적 성향, 경기 흐름에 따른 집중력 변화, 경험치도 분석 대상이 된다. 팬이 OPS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WPA, Clutch Score까지 함께 이해할 수 있다면, 단순히 “OPS 1.000 = 최고 타자”라는 공식에서 벗어나 진짜로 경기 흐름을 바꾸는 타자를 식별할 수 있다. 고압 상황에서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는 타자는 반드시 OPS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OPS는 타자의 출루 능력과 장타력을 합쳐 공격력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지만, 클러치 상황에서는 그 의미가 제한적일 수 있다. 경기 초반과 후반, 여유 있는 상황과 고압 상황에서의 타격이 OPS에는 동일하게 반영되기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에 강한 타자인지 여부는 알기 어렵다. 따라서 중요한 순간에서의 진짜 기여도를 파악하려면, RISP 타율, WPA(팀 승리 확률 변화), Clutch Score(평균 상황 대비 성과 차이) 같은 고급 지표들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이 지표들은 단순히 ‘얼마나 잘 쳤는가’를 넘어, ‘언제, 어떤 상황에서 활약했는가’를 수치로 보여주는 도구다. 팬이 OPS만 보지 않고 이와 같은 맥락형 지표까지 이해한다면, 단순한 숫자를 넘어 진짜 경기의 흐름을 읽고, 승부처에서 팀을 살리는 선수의 가치를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