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타석당 투구 수(P/PA)로 본 타자의 선구안과 전략성 분석

u_ja_mong 2025. 7. 2. 22:00

P/PA란 무엇인가? 타자의 성향을 보여주는 기초 지표

P/PA는 ‘Pitch per Plate Appearance’의 약자로, 타자가 한 타석에서 상대 투수에게 얼마나 많은 공을 던지게 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계산은 간단하다. 총 투구 수를 타석 수로 나누면 P/PA가 된다. 이 지표는 단순히 숫자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타자의 선구안, 집중력, 전술적 이해도, 그리고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까지 다양한 정보가 녹아 있다.

예를 들어, P/PA가 4.5 이상인 타자는 보통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며, 공을 많이 보고 선택적으로 스윙하는 타격 성향을 가진 경우가 많다. 반대로 P/PA가 3.0 이하인 타자는 적극적으로 초구를 공략하거나, 빠른 타격 결정을 하는 타자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 수치는 타자의 공격 성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타석당 투구 수(P/PA)로 본 타자의 선구안과 전략성 분석

 

또한 P/PA는 타자의 개인 능력을 넘어 팀 전술적인 관점에서도 의미 있는 수치다. 공격적인 타자가 많으면 상대 투수의 투구 수가 적어져 경기 템포가 빨라지지만, 지나치게 빠른 스윙은 출루율 저하와 연결될 수 있다. 반대로 P/PA가 높은 타자들이 앞에 포진해 있으면 투수를 지치게 만들고, 불펜 소모를 유도하는 전략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P/PA는 타자의 스타일뿐만 아니라 경기 전체 흐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전략적 지표로 해석된다.

 

높은 P/PA가 의미하는 선구안과 경기 집중력

P/PA 수치가 높은 타자는 일반적으로 볼넷 비율이 높고, 삼진 비율이 낮거나,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활용하는 능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 이들은 초구부터 무조건 스윙하기보다는, 투수의 패턴을 읽고 공의 움직임을 파악한 뒤에 타격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선구안이 좋은 타자”**로 평가받는다.

대표적인 예로 메이저리그에서 조이 보토는 커리어 전반에 걸쳐 높은 P/PA 수치를 기록한 타자다. 그는 출루율이 매우 높은 선수로, 단순히 타율이 좋은 것이 아니라 볼넷을 유도하고 투수에게 많은 공을 던지게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다. KBO에서도 전준우, 박해민 같은 선수들은 타석에서 끈질긴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며, 공을 오래 보면서 찬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자주 발휘한다.

높은 P/PA는 투수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기도 한다. 한 타석에서 6~7개의 공을 던지게 되면, 투수는 체력뿐 아니라 집중력에서도 손해를 입는다. 이 과정에서 실투가 나오거나, 볼넷을 허용하거나, 타자가 원하는 코스에 공이 들어오는 빈도가 높아진다. 결국 타자는 유리한 조건에서 강한 스윙을 할 수 있게 되고, 팀 전체의 득점 기대치도 상승한다. 이런 점에서 P/PA는 단순히 타자의 개별 성향을 넘어서, 팀 공격 전략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낮은 P/PA가 의미하는 공격 성향과 빠른 결정

P/PA 수치가 낮은 타자들은 보통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스윙을 시도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들은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지는 첫 번째나 두 번째 공을 노리는 방식으로, 빠른 타격 결정과 함께 짧은 시간 안에 결과를 만들어내는 공격형 타자라고 할 수 있다. 이 방식은 경기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고, 수비 리듬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BO의 이정후는 초구 스트라이크에 대한 높은 적중률과 정확한 콘택트 능력으로 유명하다. 그의 P/PA 수치는 다른 선구안 위주의 타자보다 낮은 편이지만, 이는 공격적이면서도 효율적인 타격 전략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낮은 P/PA를 기록하면서도 높은 타율과 OPS를 기록하는 타자는, 스윙 결정이 빠르면서도 정확한 유형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런 공격적인 타격 스타일은 단점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볼넷 유도가 어렵고, 투수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기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수비 위치가 예측 가능한 경우, 빠르게 스윙한 타구가 곧바로 수비수에게 걸리는 빈도도 높아질 수 있다. 낮은 P/PA가 항상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 수치가 지나치게 낮고 삼진 비율이나 OPS가 낮다면, 이는 타자가 투수의 유도에 쉽게 끌려가는 단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즉, 낮은 P/PA는 단순히 공격적인 성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공격이 실제로 효과적이었는지를 함께 판단해야 한다. 타자가 빠르게 결정을 내리되, 정확한 존 판단과 타격 기술이 동반될 때만 긍정적인 의미로 작용할 수 있다.

 

팀 전략에서의 P/PA 활용법과 분석적 가치

P/PA는 개별 타자뿐 아니라 라인업 전체의 전략적 설계에서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특히 리드오프나 2번 타자는 투수를 지치게 하고, 다음 타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이 기대되기 때문에, 공을 많이 보고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가는 타자가 적합하다. 반면 중심타선은 찬스에서 빠르게 점수를 뽑아야 하므로, P/PA가 다소 낮더라도 결정력 있는 스윙을 가진 타자가 선호된다.

또한 경기 후반, 특히 투수 교체 타이밍이나 불펜 등판 시기에는 P/PA가 높은 타자들이 타석에 있느냐에 따라 벤치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상대 투수가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여러 타자가 연속으로 공을 많이 본다면, 감독은 빠르게 투수 교체를 고려하게 된다. 이처럼 P/PA는 투수 교체 전략, 타순 배치, 대타 카드 사용 시점 등 모든 경기 운영의 중심 데이터가 될 수 있다.

또한 데이터 분석 팀에서는 P/PA를 활용해 선수의 시즌 변화, 타격 스타일 변화, 슬럼프 조짐까지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즌 초반에는 P/PA가 4.2였던 선수가, 시즌 중반에 3.4로 급격히 낮아졌다면, 이는 선수의 집중력 저하, 피로 누적, 스트라이크 존 판단력 문제 등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대로 이전보다 P/PA가 상승하고, 볼넷 비율이 늘었다면, 타자가 선구안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P/PA는 간단한 수치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타자의 심리, 경기 리듬, 전술 이해도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 지표를 단순히 숫자로만 보지 않고, 투수와의 싸움에서 타자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지를 해석하는 시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야구가 디테일의 스포츠라면, P/PA는 그 디테일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대표적인 지표라고 할 수 있다.

 

 

P/PA는 한 타석당 투수가 던진 공의 수를 의미하는 지표로, 타자의 선구안과 전략적 성향을 잘 보여준다. 높은 P/PA를 가진 타자는 공을 오래 보고 볼넷을 유도하는 능력이 뛰어난 반면, 낮은 P/PA는 빠른 타격 결정과 공격적인 스타일을 의미할 수 있다. 이 수치는 개인 성향뿐 아니라 라인업 구성, 투수 교체 시점, 작전 수행력 등 팀 전술 전반에 영향을 준다. 또한 시즌 흐름 속에서 P/PA 변화를 분석하면 타자의 집중력, 타격 전략 변화, 슬럼프 조짐까지 파악할 수 있다. 단순한 숫자 뒤에 숨겨진 의미를 읽어내면, 타자의 진짜 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